
미국에서 막대한 부를 축적한 베이비붐 세대가 예상과 달리 자녀 세대에게 재산을 빠르게 물려주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오히려 이들은 노후 생활과 여가, 건강 관리에 적극적으로 돈을 쓰며 “내가 번 돈은 내가 즐기고 간다”는 소비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 기대했던 대규모 자산 이전 시점도 점점 늦춰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The Wall Street Journal](https://www.wsj.com?utm_source=chatgpt.com) 보도에 따르면 미국 베이비붐 세대가 보유한 자산 규모는 상상을 뛰어넘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자료 기준으로 2025년 4분기 베이비붐 세대의 총자산은 약 89조7000억달러에 달했다. 여기에 80대 이상 초고령층 자산까지 포함하면 고령층 전체가 보유한 자산은 무려 110조달러 규모로 집계됐다. 반면 밀레니얼과 Z세대가 가진 자산은 18조7000억달러 수준에 머물렀다. 이처럼 고령층 자산이 급격히 늘어난 배경에는 미국 증시의 장기 상승이 있다. 베이비붐 세대는 수십 년 전부터 꾸준히 주식과 펀드에 투자했고, 직접 사업을 운영하며 자산을 불려왔다. 실제로 베이비붐 세대 자산의 약 3분의 1이 주식 및 펀드로 구성돼 있으며, 초고령층에서는 그 비중이 4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 동안만 이들이 늘린 자산 규모는 1조달러를 넘어 전 세대 중 가장 높은 증가폭을 기록했다. 하지만 문제는 이 막대한 자산이 젊은 세대로 빠르게 이전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가장 큰 이유는 기대수명의 증가다. 미국 고소득층은 의료 기술 발전과 생활 수준 향상으로 과거보다 훨씬 오래 살고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상위 소득층의 평균 기대수명이 80대 후반에 이른다는 분석도 나왔다. 오래 사는 만큼 소비 규모도 커지고 있다. 최근 미국 부유층 사이에서는 고급 크루즈 여행, 프리미엄 실버타운, 개인 건강 관리 프로그램 등에 큰돈을 쓰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과거처럼 자녀에게 재산을 남기기보다 스스로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집중하는 분위기가 강해진 것이다. 이 때문에 자녀 세대는 부모의 자산을 기대만큼 빨리 물려받기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다른 변수는 배우자 상속이다. 미국에서는 사망 후 자산이 자녀보다 배우자에게 먼저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실제로 자녀 세대가 상속을 받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과거에는 50대 후반에 상속을 받는 사례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60대 중반 이후로 시점이 늦춰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공개됐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가장 큰 상속 혜택을 받을 세대가 밀레니얼이 아니라 X세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젊은 세대 소비 확대를 기대하고 있지만, 실제 대규모 부의 이전은 예상보다 훨씬 천천히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